9월, 좋은 계절에 떠나는 여행이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준비기간을 여행기간 만큼 즐기듯 나도 여름부터는 스페인에 있었던 것 같다.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예상치 못했던 추석연휴 복병을 뚫고 비행기표를 확보하는 것이였다. 치열한 검색 끝에 저렴한 항공사의 왕복티켓을 구입하고는 안심하고 뿌듯해했던 기억이 난다. 여행의 사실상 시작과 끝이 정해진 것이였다. 내 여행은 늘 그렇다. 돌아올 것을 전제로 하고 일상을 여지로 남겨둔다.
스페인은 감격스러웠다. 프라도는 감동 그 자체였고, 바르셀로나는 체류기간 내내 눈부신 날씨를 선사해주었다. 계속 머무르고 싶었다. 시인 보들레르는 항구나 역 같은 떠나고 도착하는 장소를 사랑했으며, 자신의 집보다 여행을 하다 잠시 머무르는 곳에서 편안함을 느꼈다고 한다. 나도 그 이상 자유로울 수 없었다. 서울의 작업실로 돌아와 공중에 뜬 두 발을 땅에 붙이는 데는 노력이 필요했다. 천팔백 여장의 사진을 정리하면서 마음을 추스리기도 했다. 나는 그 사진들에 ‘One Way’ 라고 제목을 지었다.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떠나는 편도티켓만 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돌아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흠뻑 취했던 여행이라는 의미다.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면 우리의 감수성은 수많은 요소를 향하게 되지만, 그런 요소들의 숫자는 그 공간에서 우리가 찾는 기능에 맞추어 점차 줄어든다’고 이야기한다. 나의 대부분의 사진은 그들에게는 일상적인 장면일 수 있다. 어떨 때는 내가 과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여행사진의 즐거움이 그런 평범한 보물들의 반짝임을 포착하는 것에도 있지 않을까 한다.
몇 장의 사진으로 그 여행의 기쁨을 표현하기에는 내게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여행의 특별함은 리턴 티켓에 있는지도 모른다. 모든 사진의 시간은 돌아올 수 없는 것이기에, 인생 또한 그러하기에.
In September, it was the best season for traveling. However, as many people enjoying preparation periods just as much as traveling itself, I’d been in Spain since Summer. During preparation, the most difficult thing was making airline reservation while falling into an ambush of consecutive Chuseok holidays. I remember when I felt relieved after purchasing a round-trip ticket of the cheap airline through long computer search. In fact, beginning and ending of the trip were fixed. It’s my travel style, always. I leave a daily life on the premise that I’ll return.
Spain was so moving. Prado was deep impression itself, and Barcelona presented me with brilliant weather all through the staying. I did want to stay continually. A poet, Baudelaire, people say, loved place of leaving and arriving like a harbor or a station and felt comfortable at the temporal place he stayed for a short time rather than his home. It couldn’t be freer. Returning to the workroom in Seoul, it took many efforts to put down my two legs on the ground floating in the air. I used to take my time while arranging over 1,800 photos. I gave them a title of “One Way”. Various interpretations may be possible. However, it means it was a trip fascinating me so much I didn’t want to return thinking “what if I had only one way ticket just for leaving?”.In ‘The Art Of Travel’, Alain de Botton says that ‘Entering a new space, our sensibility goes towards a number of elements but the number of such elements decreases fitting for functions we pursue’. Most of my photos may be a daily scene to them. Sometimes I think I may give meanings exceedingly. However, maybe delight of travel photos lies in capturing glitter of such ordinary treasures.
There’s a limit to expressing pleasure of travel only by a few photos. However, I think it’s a meaningful work. The special of travel may consist in a return ticket. Because in every photo, time passed over, never to return as life.